영화 '설계자': 사고는 우연일까? 아니면 누군가의 치밀한 계획일까요
영화 '설계자'는 의뢰받은 청부 살인을 완벽한 사고사로 둔갑시키는 베테랑 설계자 '영일'이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미스터리 스릴러 작품입니다. 강동원 배우님이 주인공 영일 역을 맡아 특유의 서늘하면서도 날카로운 분위기로 스크린을 가득 채웠습니다. 이 영화는 개봉 전부터 '강동원의 복귀작'이라는 점에서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역대급 혹평이 쏟아지는 이유"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낼 만큼 평이 엇갈리기도 했습니다. 어떤 분들은 "소문보다 나쁘지 않았다"고 하시지만, 또 어떤 분들은 "후반부가 좀 많이 이상했다"고 말씀하십니다. 이처럼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설계자'가 과연 어떤 점 때문에 관객들의 마음을 흔들었는지, 혹은 아쉬움을 남겼는지, 지금부터 자세히 살펴봅니다.
1. 완벽한 사고를 설계하는 남자, 영일의 기막힌 직업
영화 '설계자'의 핵심은 바로 주인공 영일(강동원)의 독특한 직업에서 시작됩니다. 그는 살인을 저지르는 킬러가 아닙니다. 오히려 킬러가 저지른 살인을, 아주 감쪽같이 ‘사고사’로 위장하는 전문가, 즉 ‘설계자’입니다. 그의 임무는 끔찍한 범죄의 흔적을 지우고, 마치 불운한 우연이 겹쳐 발생한 것처럼 보이는 ‘완벽한 사고’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이 과정은 정말이지 섬세하고 치밀합니다. 사고 현장에 필요한 단서를 심고, 알리바이를 조작하며, 모든 것을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설계하는 영일의 모습은 그야말로 ‘예술가’에 가깝습니다. 그는 모든 상황을 예측하고 통제하며, 그 누구도 의심하지 않을 법한 시나리오를 만들어냅니다. 그의 손끝에서 벌어지는 기막힌 우연들은 사실 누군가의 치밀한 계획이었다는 사실은 관객들에게 흥미로운 호기심을 던져줍니다.
영화의 초반부는 영일이 어떻게 살인을 사고사로 조작하는지에 대한 묘사가 주를 이룹니다. 이 부분은 영일의 능력과 캐릭터를 보여주는 동시에, 이 영화가 다른 범죄물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관객들은 영일의 지능적이고 냉철한 작업 방식에 감탄하며, 그의 다음 설계는 무엇일까, 또 어떤 기막힌 우연을 만들어낼까 하는 기대를 품게 됩니다.
하지만 이야기는 영일이 평생 지켜왔던 '완벽한 설계'라는 철칙이 흔들리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합니다. 그가 설계한 사고로 자신의 동료가 죽음을 맞이하면서, 영일은 자신이 계획하지 않은 '우연'이라는 거대한 그림자와 마주하게 됩니다. 그는 과연 이 죽음이 단순히 사고였는지, 아니면 자신과 똑같이 사고를 조작하는 또 다른 '설계자'의 소행인지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이때부터 영일의 주변에는 알 수 없는 일들이 연이어 발생하고, 그의 완벽한 세계는 조금씩 균열하기 시작합니다. 과연 영일은 자신의 믿음을 지키며 이 혼란스러운 상황을 벗어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자신을 노리는 보이지 않는 손의 정체를 밝혀낼 수 있을까요? 영화는 이렇게 예측불허의 미스터리를 던지며 관객들을 끌어당깁니다.
2. 믿음과 의심, 우연과 조작: 영일의 심리적 혼란 속으로
'설계자'는 단순한 범죄 추격 스릴러를 넘어, 주인공 영일의 내면을 깊이 파고드는 심리 드라마의 측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완벽한 사고를 설계하며 모든 것을 통제해왔지만, 자신의 동료 죽음 이후 예측할 수 없는 '우연'들이 자신의 삶을 지배하기 시작하면서 극심한 심리적 혼란을 겪게 됩니다. 모든 것이 자신이 설계한 것인지, 아니면 정말로 예측 불가능한 우연이 발생한 것인지, 그는 점점 자신의 판단력을 의심하게 됩니다. 마치 "믿음, 의심, 우연, 조작. 여러 갈림길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것처럼 말이죠.
특히 영화는 영일이 '청소부'라는 정체불명의 존재를 둘러싼 음모론에 점점 깊이 빠져들게 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이 '청소부'라는 존재는 마치 사회의 이면에 숨어 모든 사건을 조작하고 조종하는 그림자 같은 존재로 묘사됩니다. 영일은 자신의 삶에서 벌어지는 모든 우연한 사고들이 이 '청소부'의 치밀한 설계라는 망상에 시달리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이 음모가 실재하는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으면서, 관객들은 영일의 혼란에 동참하며 과연 무엇이 진실인지 끝없이 의심하게 됩니다.
영화의 이러한 심리 묘사는 강동원 배우님의 연기력 덕분에 더욱 빛을 발합니다. 그는 영일의 섬세한 감정 변화와 내면의 갈등, 그리고 점차 혼란에 빠져드는 모습을 설득력 있게 그려냅니다. 냉철한 설계자에서 점차 피해망상에 시달리는 나약한 인간으로 변해가는 영일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그러나 이러한 심리적 복잡성이 때로는 영화의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했습니다. 일부 관객들은 영일의 의심과 망상이 너무 과하게 전개되어 이야기의 개연성을 해친다고 느끼기도 했습니다. "후반부가 좀 많이 이상해서 유튜버들 리뷰를 좀 보니 뭐가 문제인지 알겠더라"는 평처럼, 영일의 혼란이 과도하게 연출되면서 관객들이 공감하기 어려워지고, 영화의 메시지 전달이 흐릿해지는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결국 '설계자'는 믿음과 의심, 우연과 조작이라는 심리적 화두를 던졌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마무리하지 못해 관객들의 평가가 엇갈리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3. 'The Plot', 제목에 담긴 진정한 의미와 그 한계
'설계자'의 영어 제목은 'The Plot'입니다. 이 단어는 단순히 '줄거리'나 '이야기 구성'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음모'라는 뜻도 가지고 있습니다. 영화는 이중적인 의미를 지닌 제목처럼, 살인 사건을 자연스러운 줄거리로 위장하는 영일의 직업을 보여주는 동시에, 그의 삶을 뒤흔드는 거대한 음모의 존재를 암시합니다. 즉, 'The Plot'이라는 제목 자체가 이 영화가 궁극적으로 다루고자 하는 주제를 함축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우연이냐, 음모냐'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집니다. 영일은 자신이 설계한 완벽한 '우연'들이 다른 누군가의 '음모'로 인해 흔들리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마주하는 수많은 사건들이 과연 순수한 우연의 결과인지, 아니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조작된 것인지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기도 합니다. 영화는 이러한 질문을 통해 관객들에게 현실 사회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제시하고자 하는 시도를 합니다.
그러나 '설계자'는 이 흥미로운 주제를 충분히 깊이 있게 파고들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남깁니다. 음모론이 실재하는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채 끝나버리는 결말은 관객들에게 불친절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 음모가 실재하는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습니다"라는 평가처럼, 영화는 열린 결말을 택했지만, 이는 오히려 스토리의 모호함을 더해 관객들이 온전히 만족하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과도하게 확장된 해석의 여지는 때로는 혼란으로 이어지기 마련입니다.
일부 관객들은 영화의 후반부가 스토리의 개연성을 잃고 파편적으로 전개된다고 지적하기도 합니다. 결국 'The Plot'이라는 영제가 의미하는 '음모'가 제대로 완성되지 못하고 흐지부지 끝나면서, 영화 전체의 완성도를 떨어뜨렸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이는 감독의 연출 의도와 관객들의 기대치 사이의 간극이 컸던 지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4. 강동원 팬이라면 Go, 아니라면 잠시 Stop? 솔직한 총평
영화 '설계자'에 대한 평가는 그야말로 극과 극입니다. 이 영화는 2024년 5월 29일에 개봉한 이후, 관람객 평점 6.47점, 네티즌 평점 4.09점이라는 다소 낮은 점수를 기록했습니다. 심지어 시간이 지날수록 점수가 떨어지는 분위기라고 하니, 많은 관객들에게 아쉬움을 남긴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계자'가 가진 매력은 분명히 있습니다. 가장 큰 장점은 단연 강동원 배우님의 존재감입니다. 그는 냉철한 설계자 영일 역을 맡아 캐릭터의 매력을 십분 발휘했습니다. 그의 독보적인 분위기와 액션은 영화의 큰 볼거리 중 하나임이 분명합니다. 강동원 배우님의 팬이라면 그의 연기만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스토리에 대한 아쉬움이 많이 제기되는 편입니다. 초반의 흥미로운 설정과 영일의 치밀한 설계 과정은 높은 몰입감을 선사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난해하고 복잡해지는 전개가 관객들을 혼란스럽게 합니다. 영일의 피해망상과 음모론이 지나치게 강조되면서 이야기가 산으로 간다는 지적도 많았습니다. "평점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는 반응처럼,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주를 이룹니다.
결론적으로 '설계자'는 '명절맞이 머리 비우기 오락성 타임 킬링용'으로 추천하기에는 다소 어려운 영화입니다. 가볍게 볼 영화로 접근했다가 생각보다 복잡하고 난해한 심리 묘사에 당황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치밀한 스릴러와 명확한 결말을 선호하신다면 아쉬움을 느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강동원 배우님의 연기를 오롯이 즐기고 싶거나, '우연과 음모'라는 독특한 주제에 대한 심도 깊은 성찰을 시도하는 영화를 경험해보고 싶다면 한 번쯤 도전해볼 만합니다. 이 영화가 남기는 '확대 해석'의 여지는 관객들에게 끝없는 질문을 던지는, 다소 불친절하지만 개성 강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 '설계자'는 흥미로운 소재와 매력적인 배우가 만났지만, 그 만남이 모든 관객에게 해피 엔딩으로 이어지지 않은, 다소 미스터리한 영화였습니다. 과연 영일의 '설계'는 성공했을까요? 아니면 또 다른 '음모'에 희생되었을까요? 직접 확인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